인사말1
2022 제4회 창원 국제민주영화제를 개최하면서
For the 4th Changwon International Democratic Film Festival
도시와 영화
도시의 중심에 고대에는 아렌느라는 원형경기장이, 중세에는 수도원 중심의 도서관이, 근세에는 식민지에서 가져온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세워졌다면, 현대에는 영화관이 등장하였습니다. 지금 은 공연장, 도서관, 박물관 그리고 영화관이 각각 고유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상호 융·복합적인 기능 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문화(Culture)는 어원적으로 자연(Nature)과 대치되는 개념입니다. 도시는 본질적으로 자연적이기 보다는 인위적인 가공과 건설, 생산의 중심지입니다. 도시는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삶의 형태가 어우러지는 소통을 통해 그리고 외부로부터 도입된 것을 나름으로 소화하는 방식을 통해 고유의 색깔을 띠게 되며,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을 찾아가면서 도시 발전의 중심방향을 잡아가는 장소입니 다. 그래서 도시는 생명체로서 살아 움직입니다.
도시라는 생명체는 문화예술을 통해 변화하고 발전합니다. 문화·예술은 도시에 필요한 것과 모자란 것을 채워주며, 문제를 인식하고 해법을 모색할 수 있게 해주며, 또한 도시가 동력을 갖게하는 원동력 으로 기능합니다. 어떤 도시의 내부를 보고자 할 때 항상 그 도시의 문화·예술의 흔적을 찾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문화·예술 중에서도 영화는 종합예술로서 전달력과 소통력, 시사성과 정보성 그리고 무엇보다 기술력과 산업성을 두루 갖춘 가장 현대적인 예술장르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가 장 뛰어난 공론장을 제공해줍니다.
창원이라는 도시는 역사의 잘못된 물줄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리기 위해 독재에 저항했던 시민들이 살아가는 ‘민주성지’입니다. 시민의 자부심과 자긍심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곳에서 매 해 열리는 창원국제민주영화제가 2022년 올해 제4회째를 맞았습니다. 이 영화제는 창원에서 일어 난 1960년 3·15의거와 1979년 10·18부마민주항쟁이 한국 현대사를 넘어 세계사의 전환에 있어서도 중요한 사건임을 상기시키고 그 정신을 후대에 널리 전승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생겨났습니다. 그럼 으로 ‘민주성지 창원’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영화제를 통해 세계에 널리 알리고 세계의 여러 문화권과 연대하여 민주화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이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을지는 자신하기 어렵습니다. 올해는 영화진흥위원회의 국비 지원과 창원문화재단, 마산국화축제, 영상자료원, 바다 카페 달뜨는 비오리와 그리고 성지여자 중학교 등에서 도와주셔서 개최될 수 있었습니다. 본 영화제가 어떤 조건이나 어떤 환경에서라도 시민들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주최측의 확신과 함께!
안타깝게도 영화제에 관한 이곳 지자체들의 무관심은 여전합니다. 경남지역의 영상문화 환경은 위험할 정도로 열악합니다. 게다가 영상위원회와 콘텐츠진흥원이 존재하지 않은 국내 유일한 광역 지자체이며, 전국에서 가장 적은 영상문화 예산을 집행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역에서 개최되는 행 사에 아무리 국비를 지원받아와도 모자란 부분에 대한 매칭은 일절 없는 곳입니다. 심지어 창원시는 예술영화전용관의 장비임대료 지원마저 중단해 버렸습니다. 이런 정책환경에서 예술영화전용관의 지속 필요성과 영화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어떤 호소에도 공공이 반응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자연 스런 현상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씨네아트리좀과 창원국제민주영화제는 언제나 이러한 위기를 헤쳐나왔습니다. 영화제를 통 해 ‘민주성지’를 지켜내고자 하는 시민의 희생과 노력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민주성지 창원’은 그런 도시입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경험하면서 혹 이 지역이 ‘민주’와 ‘관주’가 대치하고 있는 지역은 아닌 지 심히 우려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어 있는 시민들의 역량이 영화제와 함께 점점 더 키워 질 것이라 확신하는 것은 바로 ‘도시’와 ‘영화’의 결합은 곧 ‘민주’이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지역 출신 예술인들이 고향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실력을 인정 받는 것 이상일 것입니다.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마산에서 태어나 자란 강제규 감독의 중요성을 전찬일 영화평론가와 함께 짚어보는 것은 곧 우리를 세우는 일일 것입니다.
함께 준비하신 모든 분들과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영화제와 함께 즐겁고 유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창원국제민주영화제 집행위원장
하 효 선
city and cinema
In the center of the city, an amphitheater was built in ancient times, a library centered on a monastery in the Middle Ages, and a museum exhibiting artifacts brought from the colonies in modern times. In contemporary times, cinemas have been added. Now, performance halls, libraries, museums, and movie theaters each play their own roles, while also performing mutually convergence and complex functions.
Culture is a concept that is etymologically opposed to nature. Cities are inherently centers of man-made rather than natural processing, construction and production. A city takes on its own color through communication that harmonizes with the diverse voices of citizens and forms of life, and through a way of digesting what was introduced from the outside in its own way, recognizing problems and finding alternatives to determine the central direction of urban development. So the city comes alive as a living organism.
The living organism of city changes and develops through culture and art. Because the arts and culture are the best representation of all that fills the city's needs and shortcomings, enables us to recognize problems and find solutions, and gives us the power to move. Among them, the film is the most modern art genre which are fully equipped with power of communication and dissemination, power providing current affairs and information, and above all, technological and industrial power. This is why it provides the most outstanding public sphere.
The city of Changwon is a “sanctuary for democracy” where live citizens who resisted the dictatorship in order to turn the wrong stream of history in the right direction. The self-esteem and self-esteem of citizens are bound to be high! The annual Changwon International Democratic Film Festival(CIDFF), held here, celebrated its 4th anniversary in 2022. This festival reminds us that the March 15th 1960 Uprising in Changwon and the 10·18 Buma Democratic Uprising in 1979 are important events not only in Korean modern history but also in the transformation of world history. We intend to promote the development of democracy in solidarity with various cultures around the world and pass on the spirit to future generations.
However, it is difficult to be sure that the festival will be held again next year. This year's event was able to be held thanks for a small amount of government support, the use of space and publicity expenses of the Changwon Culture Foundation, and the use of the outdoor space of the Chrysanthemum Festival. With the conviction that it will provide enough attractions for citizens!
Unfortunately, local governments remain indifferent to this film festival. The environment of video culture in Gyeongnam is dangerously poor. In addition, it is the only metropolitan local government in Korea where the Film Commission and Contents Agency do not exist, and it is also the place where the budget for video culture is the smallest in the country. The city of Changwon even stopped subsidizing equipment rental fees for Cineart Rhizome. In such a policy environment, it may be a natural phenomenon that the public does not respond to any appeal that emphasizes the need for a continuation of the art cinema and the importance of film festivals.
However, Cineart Rhizome and CIDFF have always overcome this crisis. Changwon and Gyeongnam became the only places where high-quality film festivals were held without a full- fledged support from local governments. It is the product of the sacrifice and effort of citizens to protect the 'Holy Land for Democracy' through the film festival. Changwon, as the holy land for democracy, is such a city. However, experiencing a series of events, I am deeply concerned that this region might be an area where ‘democracy’ and ‘government’ are in conflict. Nevertheless, I am convinced that the competencies of awake citizens will grow with the film festival because the combination of 'city' and 'film' is 'democracy'.
Chairman of the Executive Commission
Hyo-Sun 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