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 특집
2019 부마민주영화제는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준비됩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부마민주항쟁이 냉전 종식을 시작하는 중대한 첫걸음으로서 국내외적으로 광주민주항쟁과 6월항쟁 그리고 천안문 항쟁과 베를린 장벽 붕괴로 이어지는 긴 역사적 여정의 시작이었음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냉전 종식으로 이어지는 세계사의 이러한 일련의 전개 과정은 결국 남북한 문제의 해결에서 그 마침표를 찍고, 세계사의 깊고 오랜 문제 하나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마민주항쟁이 40년만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됨으로써 우리 지역민들은 이를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의 한 부분임을 공식적으로 축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창원 지역 시민들에게는 시민인 우리가 역사의 진정한 주체였음을 기억하고 또 이를 내재화 하는 과정이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제는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대화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미력하나마 우리가 가야 할 그 여정을 함께 하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이번 영화제는 11월 14일부터 30일까지 ‘씨네아트 리좀’과 ‘메가박스 마산’에서 진행되며, 총 6개 섹션으로 나뉘어 18개국 39편의 영화가 89회차에 걸쳐 상영됩니다. 각 섹션은 1: 한국의 민주화 섹션, 2: 중국의 민주화 섹션, 3: 베를린 장벽과 독일통일 섹션, 4: 남아메리카 섹션, 5: 남북한 섹션, 그리고 켄 로치 감독 회고전으로 구성됩니다. 몇몇 한국 영화는 상영 직후 초청된 감독이나 관계자와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 그리고 해외 감독의 경우에는 화상채팅이 마련되어 있으며, 섹션 별로는 전문비평가를 모시고 그 지역과 그 시대를 짚어보는 씨네토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테이블 토크 ‘집현전의 그때 그 사람들’은 부마민주항쟁 당시 학생운동과 문화운동의 거점 역할을 했던 경남양서조합이 만든 ‘집현전’ 활동을 했던 옛 멤버들이 다시 모여 당시의 사회적 환경과 분위기를 회고하면서 부마항쟁 관련 스토리텔링의 모색도 같이 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활동 중인 전국예술영화관협회 멤버들과 함께 ‘문화 민주화를 위한 예술영화관의 역할과 기능’을 주제로 한 워크숍이 진행됩니다. 지역 예술영화관들의 활동을 지역의 문화 민주화 차원에서 그 공공적 기능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며,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한 상호교류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보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모쪼록 부마민주영화제를 통해 우리 모두 함께 즐기면서 과거와 현재를 반추하는 시간을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효선 (예술감독, 프로그래머)